가상세포 AI와 NVIDIA의 인프라 전략: 생물학은 왜 다음 계산 문제가 되었는가¶
핵심 요약¶
가상세포 AI는 세포를 디지털 공간에 완전히 복제했다는 성취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현재의 핵심 과제는 특정 세포가 유전적·화학적·환경적 자극을 받았을 때 유전자 발현과 세포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예측하는 것이다.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AlphaFold가 보여준 충격 이후, 생명과학 AI의 초점은 단백질 하나의 구조에서 세포 상태의 변화와 실험 결과 예측으로 확장되고 있다.
Virtual Cell Challenge 2025는 이 전환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다. Arc Institute가 주최하고 NVIDIA, 10x Genomics, Ultima Genomics가 후원한 이 대회는 H1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 CRISPRi perturbation 이후 전사체 반응을 예측하는 공개 benchmark였다. 약 30만 개 단일세포 RNA-seq 프로파일과 300개 유전자 perturbation을 바탕으로 모델이 유전자 억제 이후의 발현 변화를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평가했다.
이 사건의 의미는 과학적 층위와 산업적 층위에서 동시에 발생한다. 과학적으로는 순수한 대규모 딥러닝만으로 생물학적 인과구조를 곧바로 장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1위 팀인 BioMap Research의 BM_xTVC는 딥러닝과 고전 통계 특징을 결합했고, Arc Institute 회고문도 하이브리드 접근의 성과를 주요 교훈으로 제시했다. 산업적으로는 NVIDIA가 GPU 판매 기업을 넘어 생명과학 AI의 모델 개발, 학습, 평가, 배포, 실험 자동화 인프라를 장악하려는 전략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글의 핵심 판단은 다음과 같다. 가상세포 AI 혁명의 실제 주인공은 단일 모델이 아니라, 생물학 연구를 계산 가능한 인프라 위에 올리는 플랫폼 구조다.
문제의식: 왜 생물학은 AI의 다음 거대한 계산 문제가 되었는가¶
AI가 생명과학에 들어온 방식은 처음부터 세포 전체를 다루는 형태가 아니었다. 가장 강한 상징은 단백질 구조 예측이었다. DeepMind의 AlphaFold는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모델로 주목받았고, 이 성과는 생명과학에서 AI가 실험의 보조 도구를 넘어 새로운 발견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었다.
단백질 구조 예측은 생명과학 AI의 출발점으로 적합했다. 단백질은 생물학적으로 중요하고, 구조 예측 문제는 비교적 명확한 입력과 출력을 가진다. 입력은 아미노산 서열이고, 출력은 3차원 구조다. 물론 그 내부 문제는 매우 어렵지만, 모델이 무엇을 맞혀야 하는지는 비교적 선명하다. 세포 모델은 더 복잡하다. 세포는 유전자, RNA, 단백질, 대사 경로, 신호전달, 세포주기, 환경 반응이 동시에 얽힌 동적 시스템이다. 같은 유전자 perturbation도 세포 유형, 발달 상태, 배양 조건, 실험 프로토콜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가상세포 AI는 단백질 AI의 단순 확장판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단백질 구조 예측이 “서열에서 구조로” 가는 문제였다면, 가상세포 모델은 “상태와 개입에서 반응으로” 가는 문제다. 여기서 개입은 CRISPRi를 통한 유전자 억제, 약물 처리, cytokine 자극, 환경 변화 등으로 나타난다. 모델은 세포가 어떤 상태에서 출발했고 어떤 개입을 받았는지 입력받은 뒤, 그 결과로 유전자 발현과 세포 상태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예측해야 한다.
이 과제가 산업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신약개발의 병목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신약 후보는 실험실과 임상 단계에서 높은 실패율을 보인다. 세포 반응을 계산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면, 모든 가설을 wet lab에서 하나씩 실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망한 후보를 먼저 좁히는 전략이 가능해진다. 가상세포 모델은 실험을 제거하는 도구가 아니라, 어떤 실험을 우선 수행할지 정하는 가설 생성 엔진으로 작동할 수 있다.
개념의 정의: 가상세포 AI는 무엇을 예측하는가¶
가상세포 AI는 세포의 상태 변화와 perturbation 반응을 계산 모델로 예측하려는 연구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가상세포”라는 말은 아직 완성된 디지털 생명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 연구 현장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루는 과제는 특정 입력 조건에서 세포의 전사체, 단백질, 형태, 기능적 반응을 예측하는 것이다. Virtual Cell Challenge 2025는 이 중에서도 전사체 반응 예측에 초점을 맞췄다.
전사체(transcriptome)는 특정 시점에 세포 안에서 발현되는 RNA 전체의 상태를 가리킨다. single-cell RNA-seq은 개별 세포 단위로 유전자 발현을 측정한다. Perturb-seq은 여기에 유전자 perturbation을 결합한다. 특정 유전자를 억제하거나 조작한 뒤, 개별 세포의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한다. 이 방식은 “어떤 유전자가 꺼졌을 때 세포 전체의 발현 네트워크가 어떻게 재배열되는가”라는 질문을 실험적으로 다룬다.
CRISPRi는 CRISPR interference의 약어다. 일반적인 CRISPR-Cas9 knockout이 DNA 절단을 통해 유전자 기능을 없애는 방식이라면, CRISPRi는 절단 능력이 없는 dCas9과 억제 도메인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의 전사를 낮춘다. Arc Institute가 2025년 Virtual Cell Challenge dataset에서 CRISPRi를 사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전자를 완전히 절단하는 방식보다 발현 억제 효과를 전사체 데이터 안에서 직접 관찰하기 쉽고, perturbation 효과를 더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정의에서 중요한 점은 “예측”의 단위다. 모델은 세포의 모든 물리적 사건을 미시적으로 시뮬레이션하지 않는다. 현재의 가상세포 AI는 특정 측정 방식으로 포착된 세포 상태를 예측한다. Virtual Cell Challenge에서는 유전자 발현 변화가 핵심 출력이었다. 따라서 이 대회는 세포의 완전한 디지털 복제를 증명한 사건이 아니라, 세포 반응 예측을 평가 가능한 benchmark로 바꾼 사건이다.
배경과 맥락: Virtual Cell Challenge 2025가 실제로 평가한 것¶
Virtual Cell Challenge 2025는 Arc Institute의 Virtual Cell Initiative와 연결되어 있다. Arc Institute는 질병과 세포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대규모 perturbational data, 공개 single-cell dataset, 모델 아키텍처, 평가 체계를 함께 구축하려 한다. 이 구상에서 가상세포 모델은 복잡한 질병 상태를 이해하고 치료 표적을 찾기 위한 계산 장치다.
2025년 대회의 과제는 구체적이었다. H1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 300개 유전자 perturbation을 설계하고, 약 30만 개 single-cell RNA-seq 프로파일을 생성한 뒤, 일부 perturbation은 학습·검증용으로 공개하고 나머지는 최종 평가에 사용했다. 참가 모델은 특정 유전자가 억제되었을 때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이 어떻게 바뀌는지 예측해야 했다. Arc의 데이터 설명에 따르면 최종 데이터는 perturbation당 약 1,000개 세포, 세포당 5만 개 이상의 UMI, 높은 knockdown efficacy를 목표로 설계되었다.
평가 지표는 세 가지였다. Differential Expression Score, 즉 DES는 모델이 실제로 달라진 유전자 집합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 본다. Perturbation Discrimination Score, 즉 PDS는 특정 perturbation의 예측 결과가 해당 perturbation의 실제 결과와 구분 가능하게 가까운지 평가한다. Mean Absolute Error, 즉 MAE는 전체 유전자 발현값 수준에서 예측값과 실제값의 차이를 본다.
이 세 지표는 서로 다른 생물학적 요구를 반영한다. DES는 생물학자가 실제 분석에서 중요하게 보는 “어떤 유전자가 유의미하게 달라졌는가”에 가깝다. PDS는 perturbation별 특이성을 본다. MAE는 전체 transcriptome의 수치적 재현성을 본다. 하나의 모델이 세 지표를 모두 잘 맞히기는 어렵다. 특정 지표를 높이는 전략이 다른 지표에서 손실을 만들 수 있고, 기술적 노이즈와 세포 이질성이 MAE를 특히 어렵게 만든다. 이 점 때문에 Virtual Cell Challenge는 단순 leaderboard 경쟁을 넘어 평가 철학의 문제까지 드러냈다.
핵심 논리: 생물학 AI는 규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Virtual Cell Challenge 2025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생물학 AI가 대규모 연산과 대규모 모델만으로 자동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판단은 딥러닝 자체의 무용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핵심은 생물학적 데이터가 언어 데이터와 다른 통계적·실험적 조건을 가진다는 데 있다.
언어 모델은 거대한 텍스트 말뭉치에서 다음 토큰 예측이라는 비교적 균질한 목표를 반복 학습한다. 생물학 데이터는 훨씬 더 불균질하다. 세포 유형이 다르고, 실험 플랫폼이 다르며, 실험실마다 처리 방식이 다르고, 측정값 안에는 생물학적 신호와 기술적 노이즈가 섞인다. single-cell RNA-seq 데이터에는 dropout, batch effect, cell heterogeneity, sequencing depth 차이가 함께 존재한다. 이런 조건에서는 단순한 모델 확대가 생물학적 일반화로 곧바로 이어지기 어렵다.
Arc Institute의 2025년 wrap-up은 이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위 팀 BM_xTVC는 개선된 scFoundation 계열의 single-cell pretrained model, protein model embedding, 공개 perturbation dataset, 통계적 feature를 결합했다. 특히 training-set DEG frequency와 평균 발현 수준을 명시적 feature로 넣었다. 3위 Team Outlier의 TransPert는 pseudo-bulk perturbation profile과 Wilcoxon test 기반 differential testing 결과를 활용했다. 상위권 접근은 모델 아키텍처 경쟁만으로 구성되지 않았고, 통계적 baseline, 평가 지표의 성질, 생물학적 노이즈 처리 전략을 함께 동원했다.
이 결과는 “AI가 생물학에서 실패했다”는 결론으로 읽기 어렵다. 더 적절한 결론은 생물학 AI가 domain knowledge, 통계적 추론, 데이터 품질, 평가 설계와 결합될 때 실질적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순수 end-to-end 학습은 강력한 방법론이지만, 세포 반응 예측에서는 실험 데이터의 생성 과정과 측정 구조를 무시할 수 없다. 세포는 텍스트처럼 이미 정돈된 기호열로 주어지는 대상이 아니다. 세포 데이터는 실험 장치가 만들어낸 관측 결과이며, 모델은 그 관측 결과 안에서 생물학적 신호와 기술적 흔들림을 분리해야 한다.
NVIDIA의 전략: GPU 판매에서 생명과학 AI 인프라로¶
NVIDIA의 전략은 이 지점에서 중요해진다. NVIDIA는 가상세포 모델을 직접 하나의 폐쇄형 완성품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라기보다, 생명과학 AI 연구가 작동하는 계산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으려 한다. DGX Cloud, BioNeMo, NIM microservice, CUDA 기반 가속 라이브러리, 모델 학습·배포 도구가 이 전략의 핵심 요소다.
Arc Institute와 NVIDIA의 2025년 파트너십은 이 전략을 보여준다. Arc의 생물학·머신러닝 연구자들은 NVIDIA DGX Cloud on AWS를 통해 BioNeMo를 사용할 수 있고, Arc와 NVIDIA는 DNA, RNA, 단백질, drug modality를 가로지르는 생물학 foundation model 개발을 추진했다. Evo 2도 이 맥락에서 중요하다. NVIDIA는 Evo 2가 DGX Cloud on AWS에서 구축되었고, BioNeMo 플랫폼 및 NIM microservice를 통해 개발자에게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Evo 2는 약 9조 개 nucleotide dataset으로 학습된 genomic foundation model로 소개되었다.
BioNeMo는 NVIDIA가 생명과학 AI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는지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NVIDIA는 BioNeMo를 AI 기반 생물학과 신약개발을 위한 개발 플랫폼으로 제시한다. 이 플랫폼은 공개 모델, 라이브러리, dataset, NIM microservice를 포함하며, 모델을 만들고 조정하고 배포하는 생명과학 AI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2026년 NVIDIA는 Lilly, Thermo Fisher 등과의 협력을 통해 BioNeMo를 실험실 자동화와 lab-in-the-loop workflow로 확장하려는 방향도 제시했다.
이 흐름은 과거 CUDA 전략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CUDA는 GPU를 단순한 그래픽 하드웨어에서 범용 병렬 계산 생태계로 바꾸었다. 연구자와 개발자가 CUDA 기반으로 코드를 쓰고,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고, 모델을 최적화하면서 GPU는 하드웨어 이상의 표준 환경이 되었다. 생명과학 AI에서도 NVIDIA는 비슷한 잠금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생물학자가 데이터를 정리하고, 모델을 학습하고, 평가하고, 실험 자동화 시스템과 연결하는 과정이 NVIDIA의 플랫폼 위에서 반복될수록, 생명과학 연구의 계산 습관 자체가 특정 인프라에 결합된다.
NVIDIA의 최근 실적은 이 전략을 “LLM 수요 포화 이후의 대체 시장”으로 단순화하기 어렵게 만든다. NVIDIA는 2026년 5월 발표한 FY2027 1분기 실적에서 전체 매출 816억 달러, 데이터센터 매출 75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85%, 92% 증가한 수치다. 이 숫자는 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생명과학 진출은 기존 AI compute 수요의 붕괴에 따른 방어적 이동이라기보다, AI factory 모델을 바이오·신약개발·실험 자동화 영역으로 확장하는 공격적 포지셔닝에 가깝다.
구체적 사례: BM_xTVC와 Team Outlier가 보여준 하이브리드 접근¶
Virtual Cell Challenge 2025의 상위권 결과는 모델의 크기보다 문제 설정 이해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1위 BM_xTVC는 xTrimoSCPerturb라는 모델을 제출했다. 이 접근은 single-cell pretrained model만 사용하지 않고, protein embedding, public perturbation dataset, DEG frequency, 평균 발현 수준 같은 통계적 feature를 결합했다. Arc Institute 회고문에 따르면 이 팀은 기술적 dropout으로 생기는 0값과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신호를 구분하는 encoder 개선, disentangled cross-attention decoder, pseudo-bulk RNA-seq data 기반 학습 등을 활용했다.
3위 Team Outlier의 TransPert는 더 강하게 통계적 성격을 띤다. 이 팀은 summary-level data, pseudo-bulk perturbation profile, Wilcoxon test 기반 differential testing 결과를 활용했다. Wilcoxon rank-sum test는 두 집단의 분포 차이를 비교하는 비모수 통계 방법이며, single-cell perturbation 분석에서는 perturbed cell과 control cell 사이의 differential expression을 찾는 데 자주 사용된다. 이 접근은 최신 거대 모델만이 답이라는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생물학적 데이터에서는 오래된 통계 도구도 평가 지표와 결합될 때 강력한 기준선이 된다.
이 사례들은 세포 AI의 발전 방향을 알려준다. 미래의 강한 모델은 대규모 사전학습, 세포 상태 embedding, perturbation transition modeling, pathway knowledge, 통계적 differential testing, 실험 설계 지식을 함께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모델 성능은 파라미터 수만의 함수가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학습할지, 어떤 cell context를 일반화해야 하는지, 어떤 metric이 실제 생물학적 유용성과 연결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 핵심 변수가 된다.
주요 쟁점과 반론¶
가상세포 AI를 둘러싼 첫 번째 쟁점은 “시뮬레이션”이라는 표현의 범위다. 생물학에서 시뮬레이션은 물리 법칙 기반의 미시적 모사일 수도 있고, 통계적·기계학습 기반의 상태 예측일 수도 있다. Virtual Cell Challenge의 모델은 후자에 속한다. 모델은 세포 내부의 모든 분자 사건을 기계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관측 가능한 전사체 반응을 예측한다. 이 차이를 분명히 해야 과장된 기술 담론을 피할 수 있다.
두 번째 쟁점은 평가 지표다. DES, PDS, MAE는 각각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하나의 지표가 “좋은 가상세포”의 전체 의미를 대표하지 못한다. DES를 잘 맞히는 모델은 differential gene set을 잘 찾을 수 있지만, 전체 발현값의 수치적 재현성은 낮을 수 있다. PDS를 높이는 전략은 perturbation별 구분성을 강화할 수 있지만, 실제 발현량의 calibration과 긴장 관계를 만들 수 있다. MAE는 전체 수치 차이를 보지만, 평균 상태를 잘 예측하는 단순 모델에도 유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상세포 AI의 발전은 모델 경쟁과 함께 평가철학의 정교화를 요구한다.
세 번째 쟁점은 플랫폼 권력이다. 생물학 AI는 공개 데이터, 오픈소스 모델, 공동 benchmark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 동시에 대규모 GPU, cloud, proprietary dataset, 실험 자동화 장비와 결합될수록 특정 기업의 인프라 의존도가 커진다. NVIDIA의 BioNeMo 전략은 생명과학 AI 연구를 가속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구 workflow의 표준화 권한을 플랫폼 기업에 집중시킬 수 있다. 이 문제는 기술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 생산의 정치경제학이다.
오해와 한계¶
가상세포 AI를 이해할 때 가장 흔한 오해는 세포 전체가 이미 디지털로 완성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모델은 특정 관측 방식과 특정 task 안에서 세포 반응을 예측한다. Virtual Cell Challenge 2025도 H1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CRISPRi perturbation 이후 전사체 반응을 다룬 benchmark였다. 세포의 대사, 형태 변화, 공간 구조, 장기 수준 상호작용, 면역계 맥락까지 포괄하는 모델은 훨씬 더 복잡한 과제다.
두 번째 오해는 딥러닝이 생물학에서 힘을 잃었다는 해석이다. 대회 결과는 딥러닝의 폐기를 뜻하지 않는다. 상위권 모델도 딥러닝을 사용했다. 핵심은 딥러닝이 통계적 baseline과 도메인 지식 없이 단독으로 생물학적 일반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물학 AI의 강한 형태는 딥러닝, 통계, 실험 설계, 생물학 지식의 결합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오해는 NVIDIA가 이미 생명과학 AI를 독점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강한 인프라 전략과 빠른 생태계 확장이다. Arc Institute, Stanford, Lilly, Thermo Fisher 등과의 협력은 NVIDIA가 계산 생물학과 신약개발 영역에서 표준 플랫폼이 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독점 여부는 시장 구조, 공개 생태계, 경쟁 클라우드, 학술 연구 커뮤니티, 규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 단정할 수 있는 것은 NVIDIA가 생명과학 AI를 차세대 AI factory 시장으로 적극 편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철학적 의미: 생물학 연구의 계산 환경이 권력이 된다¶
Virtual Cell Challenge와 NVIDIA의 BioNeMo 전략은 과학 기술의 권력이 어디에 쌓이는지 보여준다. 과거의 과학 권력은 실험실 장비, 연구비, 논문 생산, 특허, 임상 네트워크에 집중되었다. 가상세포 AI 시대에는 여기에 compute platform, benchmark dataset, model registry, workflow automation, cloud credit, inference API가 추가된다. 과학적 발견의 조건이 점점 더 계산 환경에 묶인다.
이 변화는 연구의 민주화와 집중화를 동시에 낳을 수 있다. 공개 benchmark와 오픈 모델은 더 많은 연구자가 동일한 문제에 접근하게 한다. 동시에 고성능 모델을 학습하고 반복 평가하려면 대규모 GPU와 안정적인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연구자는 생물학적 질문을 던지지만, 그 질문이 실행 가능한 계산 작업으로 변환되는 경로는 특정 플랫폼이 제공한다. 이 경로가 반복될수록 플랫폼은 과학적 상상력의 범위에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가상세포 AI를 평가할 때 모델 성능만 보면 핵심이 좁아진다. 더 중요한 질문은 “누가 세포를 계산 가능한 대상으로 정의하는가”, “어떤 데이터가 표준 benchmark가 되는가”, “어떤 지표가 생물학적 유용성을 대표하는가”, “어떤 인프라가 연구자의 실험 가능성을 조직하는가”다. 생물학 AI의 미래는 모델 논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데이터 생산 체계, 평가 체계, 연산 인프라, 실험 자동화 장치가 함께 미래의 과학을 설계한다.
정리¶
가상세포 AI는 생물학을 AI의 다음 거대한 계산 문제로 편입시키는 전환점에 서 있다. 이 전환의 핵심은 세포 전체를 즉시 복제하는 데 있지 않다. 더 현실적인 핵심은 세포 상태와 perturbation 반응을 예측 가능한 모델링 문제로 바꾸고, 그 예측을 실험 설계와 신약개발 workflow에 연결하는 것이다.
Virtual Cell Challenge 2025는 이 목표를 향한 첫 공개 benchmark로 의미가 크다. 대회는 약 30만 개 H1 human embryonic stem cell single-cell RNA-seq profile과 300개 CRISPRi perturbation을 바탕으로 세포 반응 예측을 평가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생물학 AI에는 대규모 모델과 GPU뿐 아니라 고품질 데이터, 통계적 baseline, 생물학적 도메인 지식, 평가 지표 설계가 함께 필요하다.
NVIDIA의 전략은 이 전체 구조를 인프라 층위에서 포착한다. DGX Cloud, BioNeMo, NIM microservice, CUDA식 개발 생태계는 생명과학 AI가 작동하는 계산 환경을 형성한다. 이 환경 위에서 모델이 학습되고, 실험이 설계되고, 신약개발 workflow가 재구성된다. 가상세포 AI의 미래를 이해하려면 “어떤 모델이 이겼는가”와 함께 “어떤 인프라가 과학의 표준 작업대를 차지하는가”를 함께 보아야 한다. NVIDIA가 노리는 자리도 바로 이 표준 작업대다.
참고자료¶
- Arc Institute, 「Virtual Cell Challenge 2025 Wrap-Up: Winners and Reflections」, Arc Institute, 2025-12-06.
- Arc Institute, 「Behind the Data of the Virtual Cell Challenge」, Arc Institute, 2025-08-22.
- Arc Institute, 「Arc's Virtual Cell Initiative」, Arc Institute, 확인일 2026-05-25.
- ArcInstitute, 「arc-virtual-cell-atlas / virtual-cell-challenge README」, GitHub, 확인일 2026-05-25.
- Yusuf H. Roohani 외, 「Virtual Cell Challenge: Toward a Turing Test for the Virtual Cell」, Cell, 2025.
- NVIDIA, 「NVIDIA Announces Financial Results for First Quarter Fiscal 2027」, NVIDIA Newsroom, 2026-05-20.
- Arc Institute, 「Arc Institute Partners with NVIDIA to Accelerate the Future of Computational Biomedical Research」, Arc Institute, 2025-01-13.
- NVIDIA, 「NVIDIA AI Platforms for Healthcare and Life Sciences」, NVIDIA, 확인일 2026-05-25.
- NVIDIA, 「Massive Foundation Model for Biomolecular Sciences Now Available via NVIDIA BioNeMo」, NVIDIA Blog, 2025-02-19.
- NVIDIA, 「NVIDIA BioNeMo Platform Adopted by Life Sciences Leaders to Accelerate AI-Driven Drug Discovery」, NVIDIA Newsroom, 2026-01-12.
- John Jumper 외, 「Highly Accurate Protein Structure Prediction with AlphaFold」, Nature, 2021.
인포그래픽¶

작성일: 2026년 5월 25일